폐암 말기 기초수급자, 용산복지재단에 2000만원 기부
폐암 말기 기초수급자, 용산복지재단에 2000만원 기부
  • 박정이 기자
  • 승인 2020.09.24 2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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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말기 수급자, 용산복지재단에 2000만원 기부
- 보광동 이남선 어르신, 병원비·전세금 뺀 전 재산 재단에 기부
- 성장현 구청장, 병원 찾아 감사인사 전해
- 기부받은 돈은 재단 기본재산으로 편성, 복지사업에 활용키로
23일 성장현 용산구청장(왼쪽)이 순천향대학교 부속 서울병원을 찾아 입원 중인 이남선 어르신에게 기부에 대한 감사 인사를 했다
23일 성장현 용산구청장(왼쪽)이 순천향대학교 부속 서울병원을 찾아 입원 중인 이남선 어르신에게 기부에 대한 감사 인사를 했다

“그동안 많이 도와줘서 고마워요. (기부한 돈은) 좋은 데 써 주세요”

“감사합니다. 어르신 마음 저희가 절대로 잊지 않겠습니다. 치료 잘 받으시고 얼른 또 일어나세요”

지난 23일 성장현 용산구청장이 순천향대학교 부속 서울병원(대사관로 59)을 찾았다.

이곳에 입원해 있는 이남선(남·82) 어르신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다.

이씨는 기초생활수급자다. 지난 17일 용산복지재단(이사장 이상용)에 현금 2000만원을 기탁했다. 전 재산 중 병원비와 전세금을 빼고 남은 돈이다.

이씨는 용산구 보광동에서 친동생과 함께 살아왔다. 하지만 동생이 재작년 세상을 떴고 본인도 최근 폐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병세가 깊어졌고 입원을 하게 되면서 이씨는 남은 돈을 의미 있게 쓰기로 했다.

재단 관계자는 "어르신으로부터 연락이 와 댁으로 갔더니 기부하기 위해 모아 둔 돈 뭉치를 꺼내놓으셨다"며 “수급비와 교회 후원금을 모은 건데 생활비를 빼고 꼬박꼬박 저축해 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 구청장은 이날 이씨를 만나 10여분 대화를 나눈 뒤 의료진에게 어르신 건강을 잘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또 재단 관계자에게는 기부받은 돈이 의미있게 쓰일 수 있도록 살펴 봐 달라고 요청했다.

재단은 기부금을 재단 기본재산으로 편성, 추후 복지사업에 활용할 예정이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건강하고 돈 있는 사람들도 쉽게 못 할 일을 이남선 어르신이 했다”며 “어르신의 쾌차를 바란다”고 말했다.

용산복지재단은 지역 내 사회복지 허브 기관이다. 지난 2016년 5월에 출범, 각계각층 후원으로 현재까지 기본재산 101억9000만원을 확보했다. 주요 사업으로는 저소득 위기가정 지원, 청소년 장학금 지급 등이 있다.

추석 맞이 지역 상생 지원사업도 벌인다. 1만원권 쿠폰 4000장을 제작, 이번 주까지 취약계층 400가구에 나눠주기로 했다. 쿠폰은 지역 내 요식업체, 반찬가게, 영세마트 등 160곳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상용 용산복지재단 이사장은 “이남선 어르신의 선행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며 “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해 재단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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